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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퍼블리시티권, '모방'까지 보호될까?

by m00nlight24 2025. 2. 8.

퍼블리시티권, '모방'까지 보호될까?

 

 

인터넷과 광고 시장이 발전하면서 유명인의 이름, 얼굴, 목소리 등이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퍼블리시티권 침해 여부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유명인의 초상이나 목소리를 직접 사용한 것이 아니라 "모방"한 경우에도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퍼블리시티권의 개념과 함께, "모방"이 법적으로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퍼블리시티권과 모방의 경계는?

 

퍼블리시티권은 개인, 특히 유명인의 인격적 속성(이름, 얼굴, 목소리, 서명, 특징적인 외모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의미합니다.

 

원래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사생활 보호권)에서 출발했습니다. 1890년, 미국 변호사 워렌(Warren)과 브랜다이스(Brandeis)가 "개인은 혼자 있을 권리(right to be let alone)를 가져야 한다"라고 주장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개인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유명인의 인격적 속성을 상업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이 발전하면서 퍼블리시티권이 형성되었습니다.

 

퍼블리시티권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연예인의 사진을 허락 없이 광고에 사용하는 경우
  •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고 무단으로 활용하는 경우
  • 특정 유명인의 목소리를 AI 기술로 학습시켜 광고에 사용하는 경우

하지만 문제는, 유명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비슷하게 흉내만 냈을 경우에도"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는가? 입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법원에서는 "일반인이 이를 보고 특정 인물을 떠올릴 가능성이 있는가?"를 주요 기준으로 삼습니다.


퍼블리시티권 침해, 실제로 일어난다면?

 

퍼블리시티권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기 위해, 일상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사례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배우 A를 떠올리게 하는 자동차 광고

자동차 브랜드 X는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광고 모델을 섭외하려 했습니다.


제작진은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해 배우 A를 모델로 고려했지만, 배우 A 측에서는 일정 문제로 출연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광고 제작사는 A를 직접 출연시키는 대신, A와 닮은 배우를 섭외해 광고를 촬영했습니다.


광고 속 배우는 A의 트레이드마크인 짧은 스포츠 헤어스타일과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A 특유의 낮고 거친 목소리 톤을 따라 하는 대사도 등장했습니다.


광고 마지막에는 A가 자주 쓰는 유명한 유행어와 유사한 문장이 삽입되었습니다.

 

광고가 방영된 후, 많은 사람들이 "A가 자동차 광고를 찍었구나"라고 생각했고, SNS에는 "A가 새로 나온 전기차 모델의 광고 모델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경우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할까요?

 

법원에서는 이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배우 A가 공식 광고 모델인 것처럼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되었다면,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판단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과거 법원은 특정 인물과 외모, 목소리, 스타일이 매우 유사한 배우를 기용해 광고를 제작한 경우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본 판례가 있습니다.

 

즉, 광고 제작사가 "A의 직접적인 초상이나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소비자들이 A를 떠올릴 만큼 유사하게 연출했다면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로 생성한 가수 B의 목소리로 만든 핸드폰 광고

스마트폰 브랜드 Y는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강렬한 음악이 필요한 광고를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유명 가수 B의 히트곡을 광고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싶었지만, B의 소속사는 협상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광고 제작사는 AI 기술을 활용해 B의 목소리와 유사한 음성을 생성한 뒤, 이를 광고 음악으로 삽입했습니다.


특히 AI 음성은 B의 독특한 발음과 창법을 그대로 재현하여, 팬들이 듣기에도 "B가 부른 노래"처럼 느껴질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되었습니다.

 

광고가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이 "이 광고 음악, 가수 B의 노래 아니야?"라며 혼란스러워했고, 일부 팬들은 "B가 광고 음악을 부른 줄 알았다"라고 반응했습니다.

 

이런 경우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될까요?

 

과거 미국 법원에서는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허락 없이 모방하여 광고에 사용한 것은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사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베트 미들러 사건(Midler v. Ford Motor Co.)으로, 해당 사건에서는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흉내 내 광고에 사용한 것이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인정되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에서도 유명인의 목소리를 AI로 생성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법적으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무리

 

퍼블리시티권은 단순히 이름이나 얼굴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특정한 인물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방"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 해당 콘텐츠를 본 일반인이 특정 인물을 떠올릴 가능성이 있는지
  • 단순한 창작인지, 의도적인 모방인지
  • 유명인의 인격적 징표가 상업적으로 악용되었는지

이러한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퍼블리시티권 침해 여부를 판단합니다.

 

퍼블리시티권 보호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AI 기술 발전과 함께 목소리, 이미지 생성 기술 등과 관련한 법적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광고, 콘텐츠 제작, 상품 홍보 등에 유명인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사용할 경우,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사전 허락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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