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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저작권 침해 소송 사례, 영화 암살

by m00nlight24 2025.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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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은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1,27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 직후 소설가 최종림 씨는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의 주요 내용이 무단으로 사용되었다며 제작사 케이퍼필름, 감독 최동훈, 배급사 쇼박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영화의 핵심 설정과 주요 인물들이 자신의 소설과 유사하다며 100억 원대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그리고 저작권법상 '표절'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저작권 침해 소송 사례, 영화 암살


영화 <암살> 소송의 배경

소설가 최종림 씨는 2003년에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집필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8·15 해방에 대한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하는 가상역사소설로, 대한광복군이 암살단을 조직하여 독립을 저해하는 친일파를 처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가 제기한 주요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두 작품 모두 여성 저격수인 독립운동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 임시정부가 암살단을 조직해 일본의 주요 인사를 제거하려 한다는 설정이 동일하다.
  • 그의 소설 이전에는 이러한 설정이 등장한 바 없으므로 영화가 이를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는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하며 10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영화 <암살>이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두 작품의 핵심 설정과 주요 인물들이 유사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표절 논란이 있는 작품에서 종종 제기되는 핵심 사항입니다.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과 유사한 작품이 나왔을 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의 판단: 아이디어와 표현의 차이

법원은 최종림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015년 8월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여성 저격수라는 설정이나 임시정부에서 암살단을 조선으로 파견한다는 등의 추상적인 줄거리는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표현'이 아니라 '아이디어'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도 상고가 기각되어 최종적으로 영화 <암살>의 표절 의혹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법적 개념이 등장합니다.

  • 아이디어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
    • 여성 저격수나 독립운동 암살단이라는 설정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일 뿐이므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습니다. 
  • 구체적인 표현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다
    • 법원은 소설 속 여주인공과 영화 속 캐릭터의 역할이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소설에서는 일회성 암살 임무를 수행할 뿐 전문 저격수로 보기 어렵지만, 영화에서는 극 전체에 걸쳐 직접 전투를 수행하며 암살 작전을 주도하는 인물로 묘사돼 있어 두 인물에 대한 구체적 표현이 전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 작품의 맥락 차이
    • 법원은 소설은 요인 암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영화에서는 등장인물이 달성하거나 저지해야 할 최종 목표로서 주요 서사 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두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법원은 영화의 각 장면이 소설과 비교했을 때 독창적인 연출 방식과 구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영화의 시각적 표현과 캐릭터들의 대사, 서사의 전개 방식은 소설과 차이를 보이며, 단순한 설정의 유사성만으로는 표절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표절과 저작권 보호의 기준

이번 사건을 통해 '표절'과 '저작권 침해'의 경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거리 전체가 유사하면 표절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 저작권은 줄거리의 '추상적인 개요'가 아니라 '구체적인 표현'을 보호합니다.

 

즉,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 등장인물의 성격과 관계
    • 각 캐릭터가 어떻게 행동하고, 서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저작권 보호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 구체적인 서술 방식
    •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대사, 장면 구성, 이야기 전개 방식 등이 다르면 저작권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 창작자의 개성 반영 여부
    • 창작자의 독창성이 반영된 표현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 전체적인 작품의 구조와 결말
    • 두 작품의 서사 구조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결말이 동일한 방식으로 전개되는지 등도 법원에서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 시각적 연출과 서사적 차별성
    • 영화와 소설은 각기 다른 매체의 특성을 가지므로, 연출 방식과 캐릭터의 감정 표현, 배경 묘사 등이 보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저작권 침해를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한 줄거리 유사성이 아니라, 구체적인 표현과 창작자의 개성이 반영되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창작자들이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

이 사례를 통해 창작자들이 저작권을 보호받기 위해 기억해야 할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디어는 보호받지 못한다
    • 역사적 사건,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 구체적인 표현을 보호받는다
    • 개별적인 문장, 특정한 서술 방식, 창작된 캐릭터 등이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됩니다.
  • 유사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표절이 아니다
    • 두 작품의 서사가 다르고 표현 방식이 다르면 표절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다른 창작물에서 영감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대로 복제해서는 안 된다
    • 창작자가 기존 작품을 참고하더라도, 독창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표현 방식에 차이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법적 보호를 위해 창작물 등록과 계약 조항을 명확히 해야 한다
    • 자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등록 절차를 거치고, 계약서에서 권리 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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